남북 주민 사이의 접촉을 신고했을 때 정부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줄이는 법 개정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핵심 질문은 “이제 신고 없이 북한 주민과 접촉해도 되는가”가 아니라, 신고를 접수한 행정청이 어떤 기준과 수단으로 위험을 관리할 것인가다. 정부의 찬성 의견, 국회의 법률 개정, 실제 시행은 서로 다른 단계다.
9월 17일 오전 5시 연합뉴스는 통일부가 안철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김준형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정부가 수용 의견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 글은 해당 보도에서 전한 정부 설명과 반론을 소개하되, 법률 내용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조문과 국민참여입법센터의 공식 법안 설명을 별도로 대조했다. 정부 제출자료 전체나 비공개 부처 협의 내용을 직접 확보한 것은 아니다.
현행법은 사전신고와 제한적인 거부 권한을 함께 둔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표시된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제1항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회합·통신 등으로 접촉하려면 미리 신고하도록 한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후 신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모든 만남이 예외 없이 동일한 절차를 거친다는 설명도 정확하지 않다.
같은 조 제3항은 남북 교류·협력 또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게 한다. 행정청에 아무 이유로나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을 준 조항은 아니다. 쟁점은 이 기준의 추상성이 실제 집행에서 얼마나 넓은 재량으로 작동하는지, 반대로 그 권한을 없앴을 때 명백한 위험을 어떤 다른 절차로 다룰지다.
현행 제4항에는 결과보고서 제출 같은 조건을 붙이거나 유효기간을 정해 신고를 수리할 수 있는 근거도 있다. 거부 여부만 바꾸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신고 대상, 처리 방식, 사후 보고가 맞물린 제도라는 뜻이다.
발의안은 접촉 범위와 결과보고 방식도 바꾸려 한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확인한 의안 제2210911호는 김준형 의원 등 12인이 2025년 6월 17일 발의했다. 오늘 새로 제출된 법안이 아니다. 공식 제안 설명은 신고 대상을 남북 교류·협력을 위한 직접적인 회합·통신으로 좁히고, 행정청의 수리가 필요하지 않은 신고로 전환하며, 접촉 뒤 결과보고서 제출 의무를 두는 방향을 제시한다.
여기서 ‘수리가 필요 없는 신고’와 ‘신고할 필요가 없음’은 다르다. 전자는 행정청이 받아들여야 효력이 생기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고, 후자는 신고 의무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발의안 설명에는 신고와 사후 보고가 남아 있다. 다만 신고 대상의 범위도 바뀌므로 “모든 접촉에 종전과 똑같은 사전신고가 유지된다”고 단순화해서도 안 된다.
공식 진행현황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심사 및 소위원회 상정 이력이 표시돼 있다. 확인한 화면만으로 본회의 통과나 공포·시행을 선언할 수 없다. 최종 의결 과정에서 조문이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발의안의 취지와 나중에 확정될 법률을 구별해야 한다.
교류 자율성을 넓히려면 위험 대응의 빈칸도 설명해야 한다
연합뉴스가 전한 통일부 설명은 포괄적인 거부 사유로 생기는 행정 재량을 줄이면서 사전신고를 통한 관리와 미신고 제재는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보도에서 안철수 의원은 위험성이 뚜렷한 접촉을 사전에 막을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쪽의 설명은 각각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사전 예방의 실효성에 초점을 맞춘다.
행정기관이 불명확한 기준으로 교류를 막을 가능성을 줄이려는 취지는 타당하다. 그러나 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위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같지 않다. 정부는 수용 입장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위험 징후를 누가 판단하고 어느 기관에 전달하며 어떤 법적 수단으로 대응할지 설명해야 한다. 결과보고는 사후 정보를 남기는 장치이므로 그것만으로 사전 예방 기능을 전부 대체한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거부권을 없애면 모든 대북 행위가 합법화된다거나 모든 안전장치가 사라진다는 주장도 이 조문만으로는 입증되지 않는다. 접촉신고 규정을 바꾸는 일과 방문·물품 이동·금전 거래 등 다른 행위의 요건을 바꾸는 일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의사소통과 추가 행위의 법적 책임을 섞으면 시민과 단체가 실제로 지켜야 할 기준이 오히려 흐려진다.
시민·단체가 확인할 것은 통과 여부와 실제 적용 범위다
- 현재 절차: 찬성 입장 보도만 보고 현행 신고 의무가 없어졌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활동 전에 통일부의 공식 안내와 적용되는 예외 요건을 확인한다.
- 최종 조문: 어떤 목적·방식의 접촉이 신고 대상인지, 제3자를 통한 접촉은 어떻게 다루는지, 결과보고 의무가 누구에게 적용되는지 의결된 문구를 확인한다.
- 시행 준비: 공포·시행일, 하위 규정, 신고 접수와 사후보고 절차를 따로 살핀다. 확인하지 못한 시행일이나 비용을 추정하지 않는다.
제도 개선의 성패는 교류 허용과 안보 수호라는 구호 중 하나를 고르는 데 달려 있지 않다. 불필요한 재량을 줄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위해에 대응할 책임과 절차를 공개하는 것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아직 법 개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심사에서는 신고 대상의 경계와 예방 수단의 실효성이 핵심 확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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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락사무소 폭파 배상 판결과 실제 배상금 회수의 차이 — 법적 판단과 집행 가능성을 구분하는 다른 남북 현안이다.
-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한국의 협상 참여 쟁점 — 외교적 논의와 확인된 군사·정책 조치를 나눠 살핀다.
- 북한군 MDL 월선과 경고사격·기준선 문제 — 현장 안보 대응과 제도 논의를 혼동하지 않기 위한 배경이다.
토론 질문: 접촉신고의 불필요한 행정 재량은 줄이면서, 위험 징후에 대한 대응 책임을 분명하게 하려면 어떤 공개 기준이 필요할까?
출처와 확인 범위
- 국가법령정보센터,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 열람 화면의 시행일 2026년 1월 2일, 현행 제1~6항 확인.
- 국민참여입법센터, 의안 제2210911호 — 2025년 6월 17일 발의정보, 공식 제안이유·주요내용, 국회 진행현황 확인. 첨부 원문 전체와 비용추계는 이 기사에서 직접 검증하지 않았으며 확정 조문·시행일로 인용하지 않았다.
- 연합뉴스, 남북 민간접촉 전면허용 되나…정부 ‘신고 거부 삭제’ 입법 찬성 — 2026년 9월 17일 오전 5시 보도. 정부 답변 및 국회의원 반론은 해당 보도의 취재 내용으로 구분했다.
대표이미지는 신고 절차와 법적 균형을 표현한 AI 제작 삽화다. 실제 회담·공문서·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아니다. 원문 사진과 기사 전문을 전재하지 않았으며, 공개 자료 대조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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