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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4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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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국회

‘세금으로 집값 안 잡겠다’던 이재명 정부…종부세 손질 뒤 29일 만에 유턴

이재명 대통령은 1월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했지만 8월 종부세 개편 뒤 29일 만에 핵심안을 수정했다. 실거주·비거주 1주택 공제, 세부담 상한, 공급금융·원스톱 인허가 발언이 시장에 보내는 신호와 국회 심의 변수를 짚었다.
이슈페이퍼 편집부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주택 모형과 세금 서류의 균형을 나타낸 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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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1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최대한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정부는 8월 종합부동산세의 거주 여부·주택 가액별 부담을 크게 손보는 개편안을 내놨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은 발표 29일 만에 철회됐다.

정부는 세금의 목적이 집값 통제가 아니라 조세 형평성과 제도 정상화라고 설명한다. 그 취지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 다만 대통령의 강한 사전 발언, 실질적인 보유세 조정안, 한 달도 안 된 핵심안 수정이 이어지면서 납세자와 주택시장에 전달된 정책 신호가 일관됐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1월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7월엔 “조세 정상화”

이 대통령은 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으로 집값 잡는 거는 웬만하면 안 하겠다”며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서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세금은 재정 확보가 본래 목적이고 다른 정책 목표로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집값이 사회적 문제가 될 경우 세제를 마지막 수단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표현은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형평성 있는 조세와 왜곡된 주택 세제의 정상화가 우선이고, 투기 유발 요인을 완화하는 것은 부수적 효과라고 설명했다. 초고가 실거주 1주택까지 동일하게 감면하는 것이 적절한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두 발언은 논리적으로 완전히 모순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격 통제용 증세’와 ‘조세 형평성 회복’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제 정상화라는 이름의 구체적 조치가 실제 보유비용과 매매·임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이상, 국민에게는 부동산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8월 정부안, 실거주 보호와 비거주·고가주택 부담 조정

정부가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주택 수뿐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을 과세 기준의 중심에 놓았다.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고,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이었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 공제도 1인당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이고, 주택분·토지분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은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다. 실거주 1주택은 시가 약 20억원 이하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고가주택·비거주 주택·다주택에 집중된 혜택은 줄인다는 설계였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정부가 내세운 취지는 분명하다. 실제 거주하는 1주택자는 보호하고,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의 세제 혜택은 줄여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장 이동, 전근, 취학, 질병, 해외 체류, 부모 봉양처럼 비거주에 불가피한 사정이 많은 현실에서 ‘비거주’를 곧바로 추가 부담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거칠다는 반론도 즉시 나왔다.

9월 1일 9억→12억 복원…세 부담 상한도 150% 유지

정부는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핵심 두 항목을 되돌렸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정부 원안의 9억원이 아니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공제도 1인당 4억원이 아닌 6억원으로 복원했다. 세 부담 상한 역시 200%로 올리지 않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8월 3일 발표 뒤 29일 만의 수정이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은 유지됐다. 청와대는 국민 의견을 수렴하되 거주 중심 주택정책과 과세 형평, 부동산 가격 정상화라는 기본 기조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목 8월 3일 정부안 9월 1일 확정 정부안
실거주 1주택 기본공제 12억원→14억원 14억원 유지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12억원→9억원 현행 12억원 유지
비거주 공동명의 공제 1인당 6억원→4억원 1인당 6억원 유지
종부세 세 부담 상한 150%→200% 현행 150% 유지

수정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입법예고와 부처 협의에서 불합리한 조항이 드러났다면 고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공제액과 부담 상한처럼 납세 예측 가능성에 직결되는 기준이 29일 만에 뒤집혔다는 사실은 최초 설계의 현실 검토가 충분했는지 의문을 남긴다.

“공급 금융 규제는 없다”…개인 주담대와는 다른 이야기

이 대통령은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주문하며 “공급을 위한 금융·대출 제도는 사실상 다 풀었기 때문에 공급 금융에 대한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기초·광역·중앙정부를 연결하는 원스톱 인허가 체계도 지시했다. 청와대는 앞서 8월 3일과 7일 회의에서도 금융·재정·규제 완화와 주택공급 촉진 금융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금융 완화는 주택을 짓는 사업자와 공급사업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뜻한다. 개인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공급 금융과 가계대출 규제를 혼동하면 정책 효과와 위험을 모두 잘못 판단하게 된다.

공급 부문의 자금과 인허가 병목을 풀겠다는 방향은 세금보다 공급을 앞세우겠다는 1월 발언과 맞닿아 있다. 다만 금융지원 확대만으로 착공과 입주가 자동으로 늘지는 않는다. 대상 사업, 보증 구조, 자금 규모, 인허가 처리 기한과 실제 착공 실적을 공개해야 정책의 실행력을 평가할 수 있다.

정책 신호 혼선이 남기는 네 가지 쟁점

  • 정책 일관성: 세금을 집값 통제 수단으로 쓰지 않겠다는 발언 뒤 보유세 구조를 크게 조정하고 핵심안을 다시 되돌리면서 정부가 어디까지를 ‘조세 정상화’로 보는지 경계가 흐려졌다.
  • 조세 형평: 실거주 보호는 합리적 목적이지만, 부득이한 비거주와 투자 목적 비거주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분할지가 핵심이다. 단순한 주소 기준은 형평성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
  • 시장 예측 가능성: 보유세 기준이 짧은 기간에 바뀌면 실수요자·임대인·임차인의 장기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 이것이 가격이나 임대료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분명하다.
  • 공급정책의 실적: 공급 금융과 원스톱 인허가가 실제 착공·입주로 이어지는지, 반대로 부실 사업을 연명시키거나 금융 위험을 떠넘기지는 않는지 공개 지표로 확인해야 한다.

국회 심의가 끝나야 최종안…정부는 계산 근거를 공개해야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세법 개정안은 정부안이다. 국회 정기회 심사에서 공제액과 거주·비거주 차등이 다시 바뀔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통일하는 방안까지 언급해 추가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슬로건보다 계산표를 내놓아야 한다. 공시가격 구간별 예상 세액, 실거주 판단 기준, 불가피한 비거주 예외, 임대시장 영향 검토, 세 부담 상한 변경에 따른 납세자 수와 세수 효과를 공개해야 한다. 공급 금융도 지원 대상과 총액, 부실 위험 분담, 인허가 처리 기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세제를 손질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부 설명을 무시한 과장이다. 그러나 1월의 강한 약속 뒤 8월에 큰 폭의 세제 조정을 내고, 29일 만에 핵심 부담안을 철회한 과정도 단순한 의견 수렴으로만 넘길 수 없다. 정책은 바뀔 수 있지만, 왜 바뀌었고 누구의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수치로 설명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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