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가 현지통화를 활용한 무역 결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이를 ‘브릭스 단일통화 출범’으로 읽는 것은 사실을 앞선다. 9월 12일 채택된 뉴델리 선언 90항은 결제망의 상호운용성 연구와 현지통화 결제·투자 논의를 다룬다. 같은 날 인도 외교부 공식 브리핑에서는 현재 브릭스 통화 제안이 없다는 설명이 나왔다.
핵심은 달러의 종말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돈을 주고받는 경로와 비용이 실제로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공동선언의 협력 방향, 개별 결제 서비스의 가동, 공동통화의 발행은 서로 다른 단계다.
뉴델리 선언 90항은 무엇을 약속했나
정상들은 브릭스 결제 태스크포스(BPTF)의 국경 간 결제 관련 작업을 인정하고 논의의 지속을 독려했다. 구체적으로는 결제·메시징 채널을 서로 연결하는 방안의 연구, 회원국 현지통화를 활용한 무역 결제와 투자에 관한 협의를 언급했다.
동시에 국가별 우선순위를 존중하며 모든 나라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해법은 없다는 조건을 붙였다. 빠르고 저렴하며 접근성이 높은 안전한 결제라는 목표는 있지만, 90항에 공동통화 발행일이나 통일된 시행 일정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논의와 연구를 계속한다’는 문장을 ‘이미 대체 결제 체계가 완성됐다’는 뜻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인도 공식 설명은 ‘기존 체계의 보완’에 가깝다
수다카르 달렐라 인도 외교부 경제관계 담당 차관은 12일 정상회의 특별 브리핑에서 현지통화 무역 결제는 오랫동안 논의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무역의 거래 비용을 낮추고 세계 결제·정산 체계를 보완하려는 실용적 장치라는 취지다. 브릭스 통화에 관한 질문에는 현재 그러한 제안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이번 선언을 해석할 때 중요한 제한선이다. 일부 거래에서 달러를 거치지 않는 경로를 늘리려는 논의와 회원국이 하나의 새 통화를 쓰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은 같지 않다. 반대로 공동통화 제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결제망 연결과 현지통화 활용 협의까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울 필요도 없다.
결제망 연결·현지통화 결제·단일통화는 다른 질문이다
- 결제망과 메시징의 연결: 서로 다른 금융기관·시스템이 지급 정보를 주고받고 처리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연결된다는 사실만으로 결제에 쓰는 통화가 하나로 바뀌지는 않는다.
- 현지통화 결제: 어떤 국가의 통화로 대금을 지급·수취할지에 관한 문제다. 계약 가격을 표시하는 통화, 실제 받는 통화, 환전 시점은 계약별로 확인해야 한다.
- 단일통화: 공동의 화폐를 발행·운영하는 별도의 제도적 선택이다. 이를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할 근거는 확인한 선언 90항과 공식 브리핑에서 찾을 수 없다.
결제 기술의 개선이 통화에 대한 신뢰, 환전 가능성, 유동성이나 규제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탈달러 진전’이라는 평가를 내리려면 선언의 표현보다 실제 이용과 비용의 변화가 뒤따르는지 살펴야 한다.
한국 기업이 계약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아래는 이번 선언이 한국 기업에 새 의무를 부과했다는 설명이 아니라, 현지통화 결제 제안을 받았을 때의 실무 점검 기준이다.
- 대금과 환위험의 귀속: 가격 표시 통화와 입금 통화가 다른지, 환율 적용 시점과 변동 부담을 누가 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 총비용: 송금 수수료만이 아니라 환전 스프레드, 중개 비용, 필요할 경우 환헤지 비용까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 회수와 재사용: 받은 통화를 원하는 때 환전하거나 다음 거래에 쓸 수 있는지, 참여 은행과 처리 한도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 거절·지연 때의 책임: 규제 준수 심사, 오류 처리, 지급 완료의 판단 기준과 분쟁 해결 절차가 계약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살펴야 한다.
결제 경로가 늘어 기업의 선택권이 커지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표면 수수료만 내세우고 환전·회수 위험을 수출기업에 넘기는 방식이라면 비용 절감의 실익은 달라진다. 협력의 성과는 구호가 아니라 이런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다음 발표에서 확인할 것은 통화 구호가 아닌 가동 조건
후속 확인 지점은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협의에서 나올 참여 기관, 지원 통화, 서비스 개시 여부, 수수료와 처리 시간, 이용 규모 및 안전장치다. 이 글에서 대조한 두 공식 자료만으로 그러한 운영 성과가 확인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번 선언을 근거로 달러 가치나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확정하거나 특정 자산 매매를 권할 수 없다. 결제 선택지 확대의 가능성은 인정하되, 단일통화 출범이나 달러 체계의 즉각 대체로 포장하는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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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질문: 해외 대금 결제 수단을 바꾼다면 수수료, 환전 가능성, 거래 안정성 가운데 무엇을 가장 먼저 확인하시겠습니까?
확인 자료와 작성 범위
- 인도 외교부, 브릭스 뉴델리 선언 — 2026년 9월 12일, 90항
- 인도 외교부,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 특별 브리핑 전문 — 2026년 9월 12일, 달렐라 차관의 현지통화·공동통화 답변
- 연합뉴스, 브릭스 공동선언서 ‘탈달러’ 진전?…인도 “단일통화 제안없어” — 차병섭 기자, 2026년 9월 13일 11:32
확인 시각: 2026년 9월 13일 12:10(KST). 공식 선언과 브리핑의 범위를 대조하고 연합뉴스 보도와 교차 확인했다. 실무 점검 기준과 평가는 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해설이며, 새 제도 시행이나 시장 수치를 확인한 보도는 아니다. 대표이미지는 여러 통화의 결제 연결을 표현한 AI 제작 삽화로, 실제 정상회의나 가동 중인 결제망의 사진·설계도가 아니다. 원문 저작권은 각 출처에 있으며 기사 전문과 원문 사진은 복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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